블루노트 도쿄에서의 알바_#1 by magnesium


나는 학생때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해보았지만,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아르바이트를 하나 고르라면 블루노트 도쿄 ( Blue Note Tokyo )에서의 알바다.

벌써 수년전의 일이다.

블루노트는 한국에 지점이 없기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할수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즈 공연장이다.
(공연장이라기 보다는 무대가 딸린 레스토랑에 가깝다.)

그렇기때문에 일생에 몇번 볼까말까한 유명 아티스트들이 일년내내 라이브 스케쥴을 잡는다.
더군다나 학생은 할인도 되기때문에 (된다 해도 싼 가격은 아니지만)
마음만 먹으면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대학교 2학년 겨울까지
나는 한번도 블루노트를 방문한 적이 없었지만,
재즈동아리에서 활동했었기 때문에 그 명성은 익히 들어알고있었다.

겨울방학을 맞이해서 단기알바를 하나하고싶은 마음에 찾던중,
정말 우연히 블루노트를 발견하게 되었다.
시급도 좋을 뿐더러 일하는 시간도 하루 딱 3시간, 게다가 무엇보다
"10회 근무당 1회의 관람권 증정" 이라는 가히 파격적인 근무조건....!!!

10번을 일하면 공연 하나는 마음대로 골라서 꽁짜로 본다 라는 것이다....
공연보러갈 돈도 없는 학생에게 이 얼마나 환상의 알바인가...

그리하여 이력서를 넣고 기다리니 드디어 면접연락이 왔다.
블루노트는 보통 저녁부터 공연이 시작되기 때문에 낮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사람이 한적한 오모테산도 거리를 두근거리며 걸어가던 게 기억난다.
꼭 되면 좋겠다..! 꼭...!!

그리고 참 황당(?)하게도 면접실에 들어간 나에게 매니저가 건넨 첫마디는
"언제부터 출근하실까요?"

그렇게 나는 단기 스태프가 되었다.

참고로 블루노트 알바엔 크게 2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무대플로어를 다니며 서빙과 자리안내를 할수 있는 메인알바,

다른하나는 무대엔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손님의 옷과 짐을 받아 챙기는 서브알바가 있다.
메인알바는 거의 정사원과 비슷하기 때문에 내가 하는 자리는 서브알바였다.
고로 공연장으로 출입이 불가능하다.

저녁6시정도에 출근해 뒷문으로 탈의실에 들어가 까만 웨이트리스 정장으로 갈아입고
카운터에 서서 손님들의 짐과 코트를 받는다.
나는 주 2회정도 출근을 했는데 보통 한 아티스트당 공연일정이 2~3일이기때문에
매번 갈때마다 공연아티스트가 바뀌어 있었다.

이때 재미있는 것은 아티스트에 따라서 고객들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첫출근했던 날의 아티스트는 Patti Austin 이었는데,
40대이상의 좀 있어보이는 분위기의 커플들이 많았다.
맡겨진 코트를 보면 거의다 유명브랜드의 옷들이었다.

Christopher Cross의 공연때는 가족단위가 많았다.
엄마아빠를 따라온 초등학생들을 보면서
참 어릴때부터 좋은 라이브연주 보러오는구나 와 했던 기억이 난다.

Incognito의 공연에는 음악을 하는 학생들이 많이왔다.
특히 관악기 연주자가 많이왔다.
이날엔 악기케이스가 많이 맡겨졌기 때문에 관리가 힘들었다.

공연이 시작되면 나는 카운터에 가만히 서서 텅빈 로비에 흘러나오는 홍보영상을 보곤 했다.
(방음이 매우 잘되어있기 때문에 무대에서 나는 음악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함께 일하는 알바생들은 3명정도, 다들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었기때문에
이야기도 통하고 재미있었다.

당시 알바를 같이하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 트롬본 플레이어의 길로 전향한 동갑내기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지금도 자기 꿈을 지키며 음악활동을 지속하는 중이다.


카메라맨 아저씨도 카운터옆에서 대기중이었는데,
가끔 아저씨랑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홍보영상에서는 현재공연중인 아티스트나 곧 공연예정의 아티스트의 프로모션영상이 음악과 함께
무한반복되었기 때문에, 나름 처음보는 아티스트의 음악도 듣고 공부도 되었다.

첫출근부터 들었던 홍보영상이 Patti Austin의 Come to me 였기 때문에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당시에 텅빈로비에 가만히 서있던 그때가 떠오른다.



일은 힘들지 않았고 나는 빨리 10번을 채워서 무료관람권을 딸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함께 알바하는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교대로 하느라 10번을 채우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러던 어느 6번째의 출근날...






매니저님이 우리를 급히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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